최상단 고정광 -->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강이라는 이름을 모를 수 없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같은 작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2024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그녀를 소설가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즉, 그녀의 문학적 여정은 시에서 시작되었고, 이번에 출간된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그녀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시집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이 시집은 한강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그녀의 소설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서정적인 감각이, 시집에서는 더욱 농밀하고 본질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우리는 그녀의 시를 통해 시간과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