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바쁘다. 일과 인간관계에 치이고, 해야 할 일에 쫓기다 보면 어느 순간 거울 속 자신을 마주할 때조차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의 나는 정말 내가 원했던 모습일까? 아니면 타인의 기대와 사회적 기준 속에서 억지로 만들어진 모습일까?
이런 고민 속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 바로 스즈키 유스케의 『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결심』이다. 제목부터 강렬했다. '또 다른 나'라니, 지금의 나 말고도 다른 내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 다른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나’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하도록 돕는 철학적인 에세이다.
저자는 우리가 지닌 불안과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원인을 '진짜 나'를 억누르는 데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를 놓아주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한다. 지금의 나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왜 힘들까?
책은 먼저 우리가 왜 힘든지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늘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간다. 부모님이 바라는 모습,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 회사에서 기대하는 성과 등, 다양한 기대 속에서 우리는 점점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나'는 과연 진짜 나일까, 아니면 만들어진 나일까?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를 한 가지 정체성으로 규정하면서 오히려 더 큰 혼란을 겪는다고 말한다. 사람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다. 하지만 우리는 자꾸만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자신을 한정짓는다.
예를 들어, "나는 내성적이야", "나는 절대 모험을 즐길 수 없어", "나는 성실한 사람이야" 같은 생각들은 스스로를 하나의 틀 안에 가두는 행위다. 하지만 이런 정체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도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책에서는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우리는 지금의 나를 유지하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더 인정받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 애씀 자체가 나를 더 지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방법
1.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묶여 산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해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 만약 그 순간이 여행을 떠날 때라면, 우리는 여행과 관련된 삶을 좀 더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혹은 글을 쓸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작은 관심사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2. ‘애쓰지 않는 나’를 받아들이기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더 나아지기 위해 애쓰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 애씀 자체가 우리를 더 지치게 만든다.
저자는 오히려 자신이 부족한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때로는 느슨해져도 괜찮다. 자기 자신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할 때 비로소 마음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3. 낯선 환경에 나를 던져보기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환경에 나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늘 같은 루틴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가보라고 권한다.
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거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작은 변화를 시도하다 보면, 지금까지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4. 내가 만든 틀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종종 스스로 만든 틀 속에서 살아간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그 틀을 만든다. 하지만 저자는 스스로 정한 한계를 허물어야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늘 논리적으로 사고하려 했던 사람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본다면? 혹은 늘 계획적으로 살아왔던 사람이 즉흥적으로 무언가를 해본다면? 이런 변화가 바로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나를 놓아주는 것"이 진짜 성장이다
이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메시지는 바로 "나를 놓아주는 것"이 곧 성장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성장하려면 더 노력하고, 더 많은 것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성장이란, 때로는 자신을 내려놓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끊임없이 붙잡고 있는 것들이, 어쩌면 더 이상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를 옭아매는 정체성과 기대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이 가능해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내가 전부가 아니며, 나에게는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 지금의 삶이 답답하고, 스스로를 놓아주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아마도 당신도 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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