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김영하 작가의 소설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다시 읽었다. 김영하는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체로 현대 사회의 단절, 인간 심리의 불확실성, 기억과 진실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가다. 그의 소설은 단순히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의미를 찾아야 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이 책은 2010년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으며,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니. 분명히 어떤 사건이 있었지만, 그 사건의 실체를 아는 이는 없다.이 문장을 곱씹다 보면,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현실도 절대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기억 속에서 스스로 이야기들을 재구성하고, 때로는 왜곡하기도 한다. 김영하는 이 책을 ..